RAMPS: 아동들의 자살 리스크 조기 발견을 위한 디지털 도구 (A Digital Tool for Adolescent Suicide Prevention)
아동과 청소년 자살에 관한 문제는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지난 몇 년간 청소년 자살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는데, 최근에는 이와 관련하여 ‘어린이 자살대책 관계부처 연락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청소년의 자살 예방을 위한 디지털 평가도구인 ‘RAMPS’가 발표되었다.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구현되는 RAMPS는 자살 위기에 놓인 학생들을 발견하고, 적시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아동들의 자살 관련 문제는 특히 청소년기에 집중되어 있다. 사춘기에는 불안, 우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기 쉽고, 괴롭힘이나 학교폭력과 같이 사회적 관계의 문제가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의 ‘어린이 자살대책 관계부처 연락회의’에서는 청소년 자살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운 이유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 자살 위기에 처한 아이들은 도움 요청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고등학생 1만 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죽고싶다는 생각이 강할수록 도움을 요청하려는 의지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많은 어른들이 자살 문제에 대한 접근 및 지원 방법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기사에 따르면, 많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자살에 대한 생각을 묻는 방법을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한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해 꺼려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를 종합하면, 자살 위기에 처한 아이들은 도움을 제대로 요청하지도, 지원받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결국 자살을 택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된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디지털 도구가 바로 RAMPS이다. RAMPS는 “Risk Assessment of Mental and Physical Status”의 약자로, 정신적·신체적 상태에 대한 위험도(위기) 평가를 뜻한다. RAMPS는 청소년들이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어른과 직접적인 대면 없이도 스스로 정신적·신체적 안녕감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RAMPS의 활용은 총 3단계로 이루어지는데, 1단계에서는 학생이 일상생활에 관련된 가벼운 질문부터 불안감과 같은 자살 리스크에 관련된 질문까지 자기보고식으로 응답한다. 2단계에서는 1차 결과를 바탕으로 보건교사 등의 대면 문진이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3단계에서는 응답 결과를 종합하여 필요한 경우 학생에게 적합한 정서지원·대응 방안을 마련한다. 특히 학생의 응답시간을 자동으로 기록하여 특정 질문에 응답을 주저하는 시간이 있는지 등을 고려해 분석에 활용한다. RAMPS는 현재 일본 내 약 100개의 중·고등학교에서 학생 건강진단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