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EBS 고범석 박사님이 올려준 글을 보고 이전에 기사로만 봤던 Copilot 관련된 내용을 두루두루 살펴보게 되었다. 잠시동안이지만 인공지능이 코딩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알게되었을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이 코딩을 지원하는 것으로만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한번 더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핵심적인 내용은 인공지능이 사람이 몇달씩 걸리는 일을 단 몇시간만에 그것도 매우 효과적으로 칩설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사람만이 가능할 것 같았던 코딩과 칩설계영역에 인공지능의 실질적인 도움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바둑이나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놀이에 접목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해도 창의적인 활동분야에서 만큼은 인간의 독자적인 영역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 분야 또한 위협을 받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공력이 있는 개발자 눈에는 Copilot이 제공하는 기능이 하찮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여전히 부분적인 도움만 가능할 뿐 복잡한 알고리즘을 구조화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그 말에 백프로 동의하고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업무들이 잘게 쪼개진 환경에서 초심자들에게 맡긴 일들을 직접 해결한다거나 Stackoverflow에 공유된 내용을 검색하느라 소비하는 개발자들의 시간이 절약될 것은 분명해보인다. 이를 계기로 Copilot에 대한 개발자들의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더 많은 데이터가 GitHub에 쌓일 것이고 진화를 거듭하여 현재 개발자가 하고 있는 많은 일들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결국 칩설계와 코딩이 가능한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 탄생하는 건 이론상으로는 시간 문제라는 뜻이다.
GPT-3를 개발한 OpenAI에서 선보인 DALL.E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서비스이다. 아보카도를 닯은 의자를 그려달라고 하면 이 서비스는 놀랍게도 우리의 상상력이 미치지 못하는 그림도 보여준다. 이처럼 그림뿐만 아니라 작곡, 글쓰기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은 빠르게 진화를 하게 될 것이다.
이즈음에 우리가 고민해야하는 것은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혹은 인공지능이 무엇인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빠르게 진화되고 있는 인공지능과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더불어 살 것인지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으면 어짜피 인공지능이 하게 될 일을 쓸데없이 시간낭비하며 배우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입시교육, 고시, 자격증 등 각종 시험에 목을 메달고 있는 사람들을 양성하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의 교육의 근본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인공지능을 아무리 잘 활용한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곡성을 만든 나홍진 감독이 제작한 랑종이 개봉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금 그말이 떠오른다. "뭣이 중헌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