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장의 일반적 현황
메타버스가 갑자기 주목을 받은 배경에는 장기적인 COVID-19 상황으로 인해 비대면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최근 들어 출시된 오큘러스 퀘스트2(Oculus Quest 2)와 같은 기기와 5G와 같은 네트워크 인프라의 발전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제페토 등 가상세계를 기반한 다양한 성공사례들이 등장하면서 급격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메타버스가 미래의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는 긍정적인 입장이 있는 반면 메타버스 대중화가 가능하기 위해 아직도 넘어야할 장벽이 많다는 부정적 입장도 동시에 존재한다. 메타버스가 기존 모바일 중심의 인터넷을 대체하거나 최소한 이와 공존하는 플랫폼의 역할이 될 것이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경험을 현실처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긍정적 입장의 근거지만 반대로 공간인식, 발열, 무게감소 등 HMD 관련 기술적 개선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과 가상재화에 대한 가치산정, 이용자 개인정보보호 등 법적, 윤리적으로 논란이 많은 이슈가 산재하고 있다는 것이 부정적인 입장의 근거다.
과거 3DTV와 같이 TV 시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지만, 콘텐츠를 지원하는 생태계 형성이 되지 않음으로 확산에 실패한 사례가 부정적인 전망의 근거 사례로 이야기되고 있다. 3DTV 또한 CDMA가 도입되고 다양한 국제 표준이 만들지면서 삼성, LG 등 선두업체들이 본격적인 투자를 하는 등 시장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지만 실제 시장에서 큰 반응을 이끌어 내는데는 실패를 했기때문이다.
메타버스는 3DTV와는 달리 확산의 가능성 높아지고 있는데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우선 VR/AR 기기의 진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의 접근을 가로막고 있던 많은 기술적 장벽들이 제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인해 시장의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지고 있고 MZ 세대의 능동적인 참여로 메타버스 플랫폼들의 성공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빅데크기업들의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면서 시장의 개화 시점이 더욱 더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큘러스를 인수한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퀘스트2를 2020년 10월13일에 출시하여 80일만에 110만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Facebook Reality Labs Research 인력이 현재 약 6천명으로 페이스북 전체 인력의 1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메타버스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애플의 경우도 2010년도 초반부터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최근들어 2~3주에 하나씩 관련 업체들을 M&A를 할 정도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빅테크기업들이 메타버스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게임/클라우드/AI등과 시너지가 가능한 성장동력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메타버스가 일종의 산업의 ‘베이스캠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의 대표주자인 페이스북은 대중성 있는 HMD 보급확대와 킬러 서비스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Oculus Quest 2는 전용 칩셋과 높은 해상도 등의 기술적 개선과 파격적 가격($299)으로 출시 3개월 만에 100만대 돌파했다. 페이스북 담당자는 반도체 공급부족만 없었다면 1000만대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AR 글래스도 금년 출시될 예정으로 이러한 기기의 보급확산의 주목적은 개발자 생태계 구축과 Facebook OS 준비하기 위함이다. 또한 Social 서비스와 게임을 킬러 서비스로 강화중이며 이를 위해 Social VR인 ‘Horizon’을 출시할 예정이다. M&A를 통한 검증된 AR/VR업체들의 기술과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홀로렌즈 출시후 AR을 중심으로 B2B 서비스를 통합해가며 기업 대상 메타버스 시장의 주도권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발맞추어 홀로렌즈, VR 기기, PC, 모바일 등을 지원하는 개방형 개발 플랫폼을 만들고 있고 Altspace VR, 팀즈, Dynamic 365(CRM) 등 B2B 서비스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한 B2C 서비스 포트폴리오는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방식의 M&A를 통해 보완을 시도하고 있다.
애플은 강력한 디바이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사 중심의 생태계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아이폰 생태계는 압도적이고 여기에 더해 Apple Glass와 같은 새로운 기기를 통해 메타버스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22년 상반기 출시계획을 하지고 있고 아이폰과의 연동을 통해 기존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미 애플스토어에는 수천개의 AR관련 앱이 있으며 iOS 기반의 ARKit을 꾸준히 업데이트 하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다른 빅테크와는 달리 칩셋을 직접개발하고 있어 메타버스 환경에 최적화된 기기를 개발할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을 갖고 있다.
구글도 Google Glass를 통한 B2B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AR/VR을 활용한 검색/광고 사업의 확장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Google Glass를 통해 기업 생산성 제고의 Tool로 우선 접근을 하고 있는데 제조, 물류, 의료 등 각 산업에 최적화된 기능과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서비스플랫폼(AR앱)을 통해 AR검색, AR네비게이션, 예술작품감상, 교육, 시청각자료등 다양한 분야와의 서비스에 접목을 시도하고 있으며 구글맵에 AI 이미지 기술을 활용하여 광고, 예약 및 결제 서비스와 연동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검색/광고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애플 생태계에 비해 1/5정도의 수준에 불과하다.
그 밖에 게임 제작/개발 솔루션 업계 강자들은 게임과 소셜 플랫폼 외에 다양한 산업으로 메타버스를 적용하고 있다. 에픽게임즈(Epic Games)에서는 포트나이트를 통해 슈팅게임 플랫폼에서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는 중이고 3D 실시간 게임엔진인 언리얼(Unreal)을 보유하고 있어 게임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송 및 제조, 영화, 애니, 건축 엔지니어링 분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유니티(Unity)는 세계 최대 이용 3D개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B2B 플랫폼인 Unity MARS를 통해 AR/VR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3D 게임엔진 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으며 VR/AR 콘텐츠의 60%이 Unity 엔진을 활용하고 있다. 언리얼과 마찬가지로 건축, 엔지니어링, 자동차 등 게임외의 산업에서도 활용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하나 메타버스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업체가 바로 엔비디아(Nvidia)이다. 엔비디아는 주로 그래픽카드를 제공하고 있던 기업이지만 최근들어 인프라, 서비스 플랫폼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을 시도하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메타버스는 본질적으로 대용량 이미지처리와 전송을 위한 인프라 환경에 큰 의존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한 GPU, MPU, MEC, AI 반도체 관련 니즈가 증가되고 있고 이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가장 큰 기업이 바로 엔비디아이다. 엔비디아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최근에는 개발자를 위한 AR/VR 협업 플랫폼인 Omniverse를 출시했는데 이 플랫폼은 실시간 3D 디자인 협업플랫폼으로 가성세계에서 협업하고 실제 물리 법칙에 근거한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실감형 3D 그래픽 개발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여 시장 확장을 꾀하고 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임 등 풍부한 콘텐츠와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경제 모델에 힘입어 급성장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사용자에게 플랫폼과 개발도구만 제공하고, 사용자가 개발한 콘텐츠의 수익을 공유하는 것이 서비스 모델인데 현재 127만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개발한 5,000만개의 게임을 매일 3,713만명이 평균적으로 2.6시간 동안 사용하고 있다. 향후 로블록스 내에서 통용되고 있는 가상 화폐인 Robux로 NFT화한 게임 캐릭터나 아이템 매매도 시도할 전망이다.
메타버스내의 Data Science의 중요성
메타버스는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간이다. 그 공간에서 이뤄지는 사용자들의 활동은 모두 기록될 수 있으며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내의 데이터분석은 향후에 중요한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 메타버스 내의 데이터분석을 가장 관심있게 보고 있는 분야가 바로 교육 분야이다. 교육 분야에서 메타버스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는 교육효과성 때문이다. 메타버스를 활용할 경우 전통적인 교육방식에 비해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몰입을 유도할 수 있어 큰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교육 대상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교육적 효과(Learning Effectiveness)가 줄어드는 경향성을 메타버스 환경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대일 튜터링과 같은 개인화 학습 혹은 맞춤형 학습 방식을 적용해야하는데 다수에게 이러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예산과 리소스의 제약으로 인해 어려움이 따른다. 메타버스는 이러한 환경적 제약을 제거하고 다수의 대상자들을 위한 환경에서도 일대일 튜터링과 같은 교육효과성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것이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적 환경에 Data Science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습자 개개인의 성향과 학습수준에 맞는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 환경에서 이뤄지고 있는 학습자와 관련된 모든 상황들을 데이터로 전환하고 이를 수집, 분석, 의미화하고 예측, 추천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방성 산하 ADL Initiative에서는 훈련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중하나가 LVCG (Live · Virtual · Constructive · Gaming) 훈련체계에서 교육훈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운영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 수집관리체계를 개발하고 방법론을 수립하는 것이다. LVCG는 하나의 공간에서 연동되어 실제 전장과 같은 환경에서 교육하고, 교육훈련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를 통한 조직/인력의 군사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만든 일종의 군사훈련을 위한 메타버스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LVCG내에서 발생되는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체계에서 관리하기 위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데이터셋를 표준화하고 시스템간의 연동을 위한 아키텍처 및 인프라를 표준화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은 데이타측면에서 메타버스 또한 xAPI 등의 데이터 표준 기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우리에게 두가지 이슈를 던지고 있다. 데이터 표준에 대한 중요성과 더불어 표준 관리에 대한 어려움이다. 교육분야에서 데이터표준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데이터 표준에 대한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간극을 빠르게 메꾸지 못하면 갈라파고스 수준의 교육체계에 머물게 되거나 대외 의존성이 심한 환경에 처할 것이 분명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