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KnowRe)는 업계에서 꽤 알려진 에듀테크 스타트업의 대표주자였다. 노리가 특이했던 점이 여러가지 있었는데 첫번째 두드러진 점이 수학이라는 콘텐츠에 집중하면서도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먼저 서비스를 런칭했다는 것이다. 어지간한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없이는 어려운 결정이었을텐데 꽤 성공적으로 안착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에 꽤 투자가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대교에 인수되어 현재도 대교의 수학서비스에 그때 개발되었던 AI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이후 노리를 이끌던 경영진들의 후일담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는데 얼마전 메타버스관련된 콘텐츠를 접하다 노리의 부대표였던 김서준 대표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현재 김서준 대표는 국내최대 블록체인 투자사인 해시드를 이끌고 있으면서 현재는 강남의 꽤 큰손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에듀테크 분야에서 일을 했던 사람으로써는 흔치않은 경로를 밟고 있는 셈인데 그가 왜 블록체인이라는 기술테마에 집중을 하게 되었는지는 영상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다.
영상에 드러난 전반적인 IT에 대한 혜안이 눈에 띄기도 했지만 때가 때이니 만큼 다른것 보다 그가 메타버스를 설명하고 있는 방식에 더 눈길이 갔다. "탈중앙화되지 않은 메타버스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메타버스라고 할 수 없다"라고 일갈하는 그의 주장은 언뜻보면 그가 설립한 해시드라는 회사가 투자해서 큰 성공을 거둔 '테라'나 '엑시 인피니티'와 같은 메타버스 게임플랫폼의 전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최근 들어 Web 3.0에 대한 논쟁과 더불어 불붙고 있는 IT 생태계의 패러다임 전쟁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였다. 이야기되고 있는 대부분의 내용이 안데르센과 같은 빅테크 거물들이 주장하고 있는 Web3.0에 대한 논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해시드가 운영하고 있는 펀드의 포트폴리오에 메타버스 게임플랫폼인 더샌드박스(The Sandbox)를 포함한 탈중앙화 메타버스 게임플랫폼들이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거꾸로 그들이 로블록스나 제페토와 같은 탈중앙화되어 있지 않은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서 언급된 샌드박스(Sandbox.game)를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메타버스와 NFT 등에 대한 관심을 등에 업고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플랫폼으로 등극했다. 얼마전 알파테스트를 끝내고 이제사 서비스를 런칭한 신생 게임플랫폼에 불과하지만 샌드박스에서 거래 기반이 되는 코인(SAND)의 가치총액이 이미 4조원이 넘어섰다. 태생은 아르헨티나이지만 이미 글로벌 기업이 된 듯하고 한국에서도 얼마전 지사설립 소식이 들려왔다.
샌드박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직접 살펴보기 바라고 주요 관심사는 게임자체가 아니라 이러한 메타버스의 경제체계가 실생활에 어느정도의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것과 그로인한 파급효과가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교육생태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이다.
이미 교육 백서나 논문활동을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교육분야에 적용방안을 고민한 적이 있었지만 이전에 고민했던 방식은 블록체인을 단순히 데이터를 보관하는 DB나 리포지토리 혹은 거래 수단으로만 바라봤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수준은 현재 우리가 속해있는 거버넌스 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어서 이를 교육에 접목하는 것이 예전만큼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고민을 일치감치 하고 있을 듯하고 향후 교육분야에서도 재밌는 일들이 벌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