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니지만 한때 우리가 이러닝 강국이라고 여럿 국가에 자랑을 하던 때가 있었다. 대상국가가 주로 개도국이라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약간 멋쩍은 느낌이 한켠으로 있었다. 우리가 이러닝 강국이라고 이야기했던 여러 이유들 중 하나는 우리가 가진 이러닝 시장의 크기였다. 몇조 규모의 이러닝 시장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그리 흔한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 우리가 가진 자신감의 반대 급부에 있던 겸연쩍음은 우리의 규모에 맞는 건강함도 이러닝 시장에 있을까하는 의문 때문이었을 것이다.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 지금 더 이상 우리는 이러닝 강국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대신 약간은 겸손한 느낌으로 전환되었고 이러닝대신 에듀테크라는 화두를 들고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러한 시점에 걸맞게 우리의 위상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있어 공유하고자 한다.
https://www.independent.co.uk/news/education/11-best-school-systems-in-the-world-a7425391.html
이 자료는 2016년 11월 World Economic Forum이라는 발표된 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다. 이 기관은 매년 각 국가의 경쟁력을 비교하는 리포트를 내놓고 있는데 그 자료 중 교육 경쟁력관련된 부분만 별도로 뽑아 놓은 자료를 한 언론이 정리한 내용이다. 이 자료는 학교에 있는 시스템의 우수성을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전 에듀테크 부문이라기 보다는 K12에 있는 시스템에 한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단 눈에 띄는 부분은 늘 그렇지만 누가 몇 등을 했냐는 것이다. 1위 핀란드,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나머지는 요즘 핫한 에스토니아가 8위, 아시아의 교육 강대국인 싱가폴이 4위에 랭크되어 있다. 근데 일본조차 11위에 랭크되어 있는 상황인데 한국은 눈을 씻고 보아도 리스트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못미
오해를 하지 않아야하는 부분은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육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에듀테크 시장의 규모나 경쟁력과는 아무런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그래서 에듀테크로 핫한 미국이나 영국같은 곳도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 그런 점에서는 우리가 이 자료를 에듀테크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신세한탄용으로 쓰기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나마 위안의 되는 부분이다.
대신 이번 자료를 통해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순위 자체가 아니라 ‘순위에 대한 이유’ 이다. 그렇다고 모든 국가의 Why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없으므로 1등 국가가 속한 노르딕 국가들이 우리와 다른 점 정도는 한번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 교육과 관련된 노르딕 국가의 성과는 PISA 성적으로 세상에 알려져 있다. 이 주제는 에스토니아 이야기할 때 한번 다룬 적이 있으므로 아래 링크를 참고했으면 좋겠다.
http://www.buzzclass.kr/bbs/board.php?bo_table=scott&wr_id=21
이들 공교육의 성과는 당연히 정부, 교육기관, 교사로 이어지는 그들의 교육 개방성 환경에 기인한다. 이 부분은 이미 다양한 사례연구와 조사를 통해 확인된 바가 있으므로
오늘은 좀 더 다른 측면에서 이런 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집중을 해보자. 아래 글은 그 이유를 매우 요약적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https://medium.com/the-edtech-world/nordic-edtech-landscape-f5a1e7852f79
이 내용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에듀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다. 노르딕 국가들에 대해 부러운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또 하나가 더해졌다. 이런 노르딕국가의 에듀테크 생태계는 어떻게 조성되었을까. 한국과 비교했을때 우리에게 없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하나씩 확인해보자.
에듀테크 클러스터
그림을 보면 투자규모가 눈에 띄게 크다는 느낌은 없지만 그렇다고 아주 적은 금액은 아니다. 국가별로 대략 100억~400억 규모의 투자가 2년간 이뤄진 셈이니까 각 국가의 규모에 적정한 수준인 것 같다. 놀라운 건 투자의 규모보다는 에듀테크만을 위한 클러스터가 조성되어 있다는 거다. 무려 에듀테크만을 위한 클러스터다. 아래 링크를 보면 오슬로 에듀테크 클러스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지역적으로 모여 있는 클러스터는 아닌 듯 보인다. 오히려 네트워크 연합회 혹은 협회같은 느낌이다.
http://osloedtech.no/en/om-oss/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이들이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과 개별 국가 단위의 클러스터가 아니라 노르딕 전체국가가 연합하여 네트워크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지향하는 바가 다음 문구로 표현되어 있다. 부러울 따름이다.
“Educational technology is one of the five fastest growing markets in the world, attracting heavy investments. And edtech startups from Denmark, Norway, Finland, Iceland and Sweden are starting to make some serious international noise. Now these countries´ ecosystems are partnering to create the Nordic Edtech Alliance (NEA) to show the world the quality and potential of Nordic edtech.”
에듀테크 기업 DB
NTL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노르딕에 있는 에듀테크 기업들의 리스트가 DB로 정리되어 있는 사이트다. 사이트를 들어가보면 어떤 사이트인지 금방 알수 있다. 어떤 에듀테크 기업들이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이력과 투자유치 규모까지 자세하게 나와 있다.
우리 에듀테크 기업들의 현황은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을까? 개별기업에 대한 정보가 모여 있는 곳은 일단 없어보인다. 다만 전반적인 이러닝 산업에 대한 통계자료는 '이러닝 산업실태 조사'라는 형식으로 매년 NIPA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나마 이것도 2016년 이후로는 멈춘 상태다. 2015년까지의 조사가 마지막이라는 뜻이다. 2016년에 멈춘 이러닝 산업실태 조사처럼 우리 에듀테크 산업도 거기쯤에서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기분 탓일까?
생각보다 글이 꽤 길어졌다. 갈길이 멀지만 여기서 잠깐 멈추고 다음 글에서 나머지 내용을 다시 이어가보겠다.
출처 : 쑥갓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