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의 교육환경이 부러운 이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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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에스토니아라는 유럽의 작은 소국에 우리가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았음을 금방 알수 있다. 지금이라도 네이버, 다음, 구글같은 검색엔진에서 나오는 한글로 된 글들과 기사들을 찾아보면 그 수가 많지 않다. 검색 된 글 내용도 대개 에스토니아의 교육 성과에 대한 현상만 나열할뿐 왜 이 나라가 짧은 기간동안 내노라하는 교육선진국들을 밀어내고 PISA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을 한 글은 찾기가 힘들다.


이 글을 쓰기전 에스토니아의 교육 성공사례는 피상적인 정보에 불과했다. 울프람(Wolfram)이라는 수학관련 검색엔진(Wolfram Alpha)을 만든 유명한 사람이 에스토니아의 교육혁명에 기여를 했다 정도가 알고 있던 정보의 전부였다. 아래 URL은 그 정보를 요약하고 있으므로 한번 참고해보면 좋겠다.



Estonia Named First Computer-Based Math™ Education Country



결론적으로 말하면 울프람과 에스토니아의 교육혁명은 크게 관계가 없는 것같다. 물론 울프람 제시하고 있는 컴퓨터를 기반한 수학학습(Computer based Math Education)이 제대로 적용된 최초의 사례가 에스토니아인 것은 맞지만 이것만으로 에스토니아의 교육성과 전체를 설명하기에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보다는 훨씬 근본적인 교육관련된 정책 그리고 사회적 배경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 우선 아래 글을 한번 보자.







제법 글이 길기도 하고 내용도 많지만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가 하나 있다. 바로 교육형평성(Education Equity)에 대한 이야기다.



이 글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PISA 통계중 인상적인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교육편차 점수 인데 공부 잘하는 학생과 뒤쳐진 학생들간의 점수차이를 말한다. OECD 평균 33점인데 반해 에스토니아는 16점에 불과하다. 참고로 미국은 37점이다. (한국 점수는 찾지 못했다.) 전체 평균 점수가 높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의 차이가 가장 적은 나라중에 하나가 에스토니아다.



1인당 국민 소득이 이미 3만불에 가깝지만 중학교까지만 의무교육이고 유아, 유치원, 고등학교 이후에 대한 교육은 온전히 학부모의 몫이다. 사교육비까지 포함하면 부모들의 부담은 전세계 최고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게다가 공교육 범위안에 있는 초중학교의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이 얼마전 우리사회를 가른적이 있다. 여전히 일부 시도단체에서는 여전히 학부모가 그 부담을 하고 있기도 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보다 낮은 19,000불에 불과한 에스토니아는 무상교육이 완벽하게 실현된 나라다. 생후 18개월 이후부터의 모든 교육은 무료다. 대학까지 포함된다. 학교급식도 완전한 무상급식체제로 제공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적어도 학교내에서는 빈부에 따른 차별과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거꾸로다. 2012년도 PISA 통계에서는 가난한 집 출신의 아이들 2/3이 고득점 순위에 올라 있다고 한다.



한 기사에 따르면 2017년 서울대 합격자 배출 상위 6개 지역은 서울 강남구(전체의 8.1%), 경기 성남시(4.8%), 서울 서초구(4.1%), 서울 노원구(3.0%), 서울 송파구(2.8%), 서울 양천구(2.5%) 순이었다. 2007년 전체 일반고 졸업 합격자의 21.8%를 차지한 이 상위 6개 지역의 비중이 2017학년도에 25.4%로 커졌다. 일반고 출신 서울대 합격자 4명 가운데 1명이 상위 6개 지역에서 나온 셈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0/2017022000221.html



우리는 빈부격차에 따른 서열화가 확실히 자리를 잡은 반면 에스토니아는 적어도 학교내에서는 부유한 학생과 가난한 학생을 구분하기 힘든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단정적으로 교육형평성과 학습성취도간의 관계성을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난 10년 근대화 과정이후 양극화가 가장 심했던 시절 우리의 PISA 성적 추이는 우리 교육현실이 사회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음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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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차원에서만 교육개혁을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다. 교육부 차원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여러 국가 교육 과제들에 대해 가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어떤 특정 솔루션이나 툴로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얼핏 엿보인다. 코딩교육, 학점은행제 등등. 사실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선후가 바뀐 듯한 느낌도 들고 어떤 면에서 사회의 다양성을 줄이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우려가 있다. 도구적 측면에서 솔루션의 역할이 작다는 것이 아니라 그 도구가 잘 동작되기 위한 환경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에스토니아도 e-School이라는 체계아래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필요에 따라 학교별 재량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될 뿐이다. 민주적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봤을때 나이스(NEIS)는 정말 NICE하지 않다. 자녀의 성적을 한번 보려면 수많은 엑티브엑스를 설치한후에도 자녀의 부모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선생님의 윤허(?)를 기다려야 하는 시스템이다. 학교나 선생님, 학부모에게 다른 선택권은 전혀 없다.



허무하지만 도구는 도구일뿐 결국 사회적 토대를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는 게 결론이다. 그런 측면에서 다음 글을 굳이 이어간다면 에스토니아의 교육정책중 “교사자율권”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더 해봄직 할 것 같다. 링크된 글에는 이미 소개가 되어 있으니까 궁금하면 미리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다. 끝.



출처 : 쑥갓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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