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흔히 수업 과목 및 전공 분야를 ‘문과’ 와 ‘이과’로 나누는 것처럼, 미국에서는 ‘이과’ 과목들은 STEM, 문과 과목들은 보통 리버럴 아츠 (liberal arts) 혹은 인문과학 (arts and science)로 그룹화 할 수 있습니다. 대학을 취업을 위한 관문으로 여기는 관점에서는 스템 전공이 좀 더 매력적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인문학을 공부하는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어 “리버럴 아츠의 위기 (The liberal arts crisis)”라는 용어가 나오기도 했고요.
그런데, 과학 기술이 고도화되고 AI 기술의 실생활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짐에 따라 오히려 과학 기술 윤리 등 인문학적 요소를 융합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리버럴 아츠 과목들을 중점으로 제공하는 한 미국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서도 AI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한 기관을 설립하게 되었는데 바로 콜비 칼리지 (Colby College)가 그 주인공 입니다.
콜비 칼리지는 메인 주의 작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로 2021년에 졸업생으로 부터300억 달러를 기부 받아 다비스 AI 기관 (Davis Institute for Artificial Intelligence)을 설립하게 됩니다. 당시 리버럴 아츠 칼리지로는 미국 최초로 여러 분야들을 융합하는 AI 기관을 만들게 되었다는 점에서 미국 대학 교육계의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다비스 AI 인스티튜트가 시작된 후로 1년이 지난 지금, 콜비 칼리지는AI기술을 인문학에 어떻게 접목해 왔을까요?
먼저, 콜비 칼리지는 메인 주의 골칫거리 중 하나인 갈색꼬리 나방 (browntail moth)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시간 데이터톤 (데이터 마라톤, datathon)을 개최했다고 합니다. 데이터톤에 참여한 학생들은 주어진 데이터를 활용해 갈색꼬리 나방의 패턴을 파악하고 잠재적 솔루션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AI 데이터 분석 스킬을 통해 코딩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을 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콜비 칼리지의 경제학 교수인 케이트 세레지나 (Kate Seregina)는 지금까지 사용된 경제 데이터가 정적이며, 각각의 금융 주체들의 시대적 흐름에 따른 변화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점을 머신 러닝과 AI를 활용해 보완했다고 합니다. AI기술을 활용해 가상 모델을 구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케이트 교수는 경제학 커리큘럼에 ‘모델 데이터를 통한 결정 과정 프로세스’를 추가하여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비스 AI 인스티튜트는 AI 기술을 활용한 아트 전시회를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싶은 이미지를 글로 타이핑하면 AI가 자동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DALL-E 2 프로그램을 활용해 참여할 수 있으며, AI 를 활용한 미디어의 단점으로 불리는 ‘딥 페이크’에 대한 논의도 계속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